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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다시 봐도 재미있는 아기 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뷰

by 알려드리겠습니다 2023.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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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뽀로로보다는 둘리 

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뽀로로보다 훨씬 더 이전에는 둘리가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존재감을 나타냈던 둘리는 국내 애니메이션 중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편 에피소드로도 인기가 많았던 둘리는 영화관까지 점령하여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아이들 만화 영화답게 확실한 권선징악으로 교훈과 재미,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켰습니다. 어린 시절에 보았을 때도 재밌다고 느껴졌는데 어른이 된 지금 보아도 참 재미있습니다. 영화는 1996년에 개봉하였고 연출은 임경원 감독과 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인 만화가 김수정 작가가 맡았습니다. 둘리는 짱구로도 유명한 '박영남' 성우, 희동이는 뽀로로의 패티로도 유명한 '정미숙' 성우, 또치는 뽀로로에서 뽀로로로 유명한 '이선' 성우가 맡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지금까지도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성우분들이 많은 것을 보니 참 신기합니다. 소위 아는 목소리를 찾는 재미도 있어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마법의 주문 

평화로운 한강에 커다란 빙하가 흘러 들어옵니다. 사람들은 건강에 좋다는 '무공해' 얼음을 얻기 위해 온갖 도구를 가지고 얼음을 가져갑니다. 물론 그 빙하 밑바닥에는 우리의 주인공 둘리가 잠들어 있습니다. 돌고 돌아 작은 하천까지 떠내려온 둘리를 발견한 영희와 철수는 둘리의 정체도 모른 채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집에 데리고 옵니다. 영희와 철수의 아빠, 고길동은 그런 둘리가 탐탁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커스단에서 도망쳐 나온 또치와 타임코스모스를 타고 지구에 잘못 도착한 도우너까지 모두 고길동 집에 모여 살게 됩니다. 게다가 옆집엔 시끄러운 록 음악을 좋아하는 마이콜도 있습니다. 매번 고길동에게 구박을 당하는 둘리와 또치, 도우너는 어서 어른이 되어 구박당하는 신세를 벗어나고자 합니다. 도우너가 타고 온 타임코스모스로 미래로 갈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둘리, 또치, 도우너뿐만 아니라 마이콜, 희동이 그리고 고길동까지 미래로 떠나게 됩니다. 순식간에 우주로 떠난 이들은 무시무시한 유령버스와 온몸이 가시로 되어있는 가시고기, 무엇이든지 먹어치우는 식충괴물까지 만나게 됩니다. 무서워진 둘리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타임코스모스를 조작하던 중 실수로 얼음별에 떨어집니다. 그곳은 원래 따뜻한 행성이었지만 우주해적 바이오킹이 들어선 이후 차가운 얼음만이 존재하는 얼음별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아주 오래전에 둘리의 친구였던 공실이가 얼음별은 죽은 영혼만이 올 수 있는 곳이어서 바이오킹의 부하들이 둘리 일행을 잡으러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해적들이 나타나 결국 마이콜을 잡아가고 얼음 감옥에서 고길동도 만납니다. 감옥에 잡힌 영혼들은 해골이 되어서도 바이오킹을 위해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둘리는 마이콜과 고길동을 구하고 다시 지구로 가려고 했지만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됩니다. 바로 둘리의 엄마가 바이오킹에게 잡혀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둘리는 엄마를 구하기 위해 바이오킹과의 싸움을 선택합니다. 처음에 만난 식충괴물과 가시고기까지 합세하여 해적들과 싸우고 마이콜은 자신의 애장품인 기타까지 들고 싸움에 뛰어듭니다. 둘리는 끈질긴 바이오킹을 자신의 초능력으로 무찌르려고 했지만 죽은 영혼들의 곳인 얼음별에서 살아있는 둘리의 초능력이 소용없었습니다. 그 순간 바이오킹은 둘리의 엄마를 공격하려고 했고 그 순간 둘리의 초능력이 엄청난 힘을 발휘하며 바이오킹을 물리쳤습니다. 바이오킹이 사라지자 얼음별은 모든 얼음이 녹아 없어졌고 따뜻한 햇빛이 가득한 별이 되었습니다. 엄마와 다시 헤어지고 싶지 않았던 둘리는 눈물을 머금고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둘리보다 고길동 

어렸을 때 영화를 본 기억이 나는데 그 당시에도 굉장히 재밌게 봤었습니다. 지루할 틈이 없이 내용 전개 속도도 빨랐고 중간중간에 유머코드도 들어있어서 유쾌하게 본 기억이 납니다. 사실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둘리와 또치, 도우너가 고길동의 과거로 돌아간 장면입니다. 어린 시절의 고길동을 만나서 괴롭히고 싶었지만 정작 이들이 만난 사람은 고길동의 형이었습니다. 비슷한 외모 때문에 고길동으로 착각한 것입니다. 처음 만난 이들한테도 친절하게 고구마를 전해주던 형의 사투리가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둘리보다 고길동에게 감정이입이 되고 고길동이 불쌍하고 안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 진정한 어른이 된 순간이라는 재밌는 말이 있습니다. 마냥 즐거움만 가득했던 시절이 지나가고 점점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 주인공 편에서, 주인공이니까, 주인공이 이겨야지 하는 생각이 강했지만 이젠 그런 생각도 희미해집니다. 둘리를 괴롭히고 구박하는 고길동 아저씨는 악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된 지금 영화를 다시 보니 전혀 악역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운이 나쁘고 고지식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포용력이 넓고 순수한 어른이었습니다. 영희와 철수뿐만 아니라 조카인 희동이도 있는 집에 둘리와 또치, 그리고 도우너까지 같이 살게 하는 고길동은 정말 참된 어른인 것 같습니다. 고길동의 관점에서 영화를 보니 색다른 재미도 있고 아주 약간은 둘리가 얄미워지기까지 합니다. 올해 2023년에 아기공룡 둘리의 탄생 40주년 기념으로 얼음별 대모험을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한다고 합니다. 재개봉하기 전에 어렸을 때 보았던 추억을 되살리며 좋지 않은 화질로 먼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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