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드라마, 영화까지 섭렵한 고전 문학
제목 그대로 오만한 남자와 편견을 가진 여자가 사랑을 하게 되는 로맨스 영화입니다. 뻔하디 뻔한 남녀의 사랑이야기이지만 책부터 드라마, 영화까지 제작되는 것을 보면 특별한 매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드라마는 1995년에 채널 BBC에서 제작되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역으로 '제니퍼 엘', 다아시 역으로 '콜린 퍼스'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영화는 2005년에 개봉하였으며, 엘리자베스 역으로 '키이라 나이틀리', 다아시 역으로 '매튜 맥패디언'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베넷 가의 5 자매 중 둘째 딸인 엘리자베스 베넷은 다른 자매와는 다르게 어디서든 당당하고 자신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여자입니다. 그런 엘리자베스에게 다가온 남자는 넓은 땅을 소유하고 있는 부자 중의 부자, 모든 조건을 갖춘 다아시라는 남자입니다. 성격만 놓고 보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맞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 이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싸우기 바쁩니다. 이러한 두 사람이 만나 서로 가지고 있던 오해와 갈등, 소통의 부재 등등 얽혀있던 문제들 하나씩 풀어가며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에 도달하는 영화입니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주인공들
주인공들의 매력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엘리자베스는 그 시대, 그 당시에 살았던 일반적인 여성들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고로 여자는 음악과 미술을 포함한 예술적인 능력이 뛰어나야 하며, 행동, 자세, 손짓 심지어 걸음걸이까지 조신하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엘리자베스는 절대 그런 것에 굴하지 않습니다. 음악과 미술은 그저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렀고 치마 밑부분이 더러워져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그런 무심한 면모도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주장을 절대 굽히지 않고 부당한 상황에 놓여도 입에 발린 말은 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사촌 미스터 콜린스가 얼토당토않은 청혼을 했을 때에도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당당하고 자존감이 강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다아시가 몇 번이고 반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남자 주인공 미스터 다아시는 반대로 그 시대의 남성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가부장적인 시대에, 자고로 남자는 돈이 많아야 하며 품위도 있어야 합니다. 또한 결혼이란 두 당사자보다 그 사람들의 뒷배경, 즉 집안을 봐야 한다 라는 고정관념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엘리자베스가 싫어할만한 사람이었구나 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하지만 미스터 다아시는 자신의 그런 고정관념을 엘리자베스를 사랑하며 깨뜨립니다. 고지식한 고정관념들은 사랑하는 데에 일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또한 엘리자베스의 동생 리디아가 군인 위컴과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였을 때도 열심히 도와줍니다. 비록 위컴과 사이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엘리자베스가 그만 슬퍼했으면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달라진 미스터 다아시의 모습을 보고 엘리자베스도 결국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랑을 받아들입니다.
두 주인공 말고 눈에 띄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 베넷입니다.
제인은 미모가 워낙 뛰어나지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미시즈 베넷이 안타까워하는 딸입니다. 하지만 미스터 다아시의 친구, 마찬가지로 대부호인 미스터 빙리가 첫눈에 반해 둘은 결혼을 합니다. 엘리자베스에게는 어쩌면 부모 다음으로 의지하는 인물이라,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명입니다. 또한 부모도 엘리자베스의 성격을 알기 때문에 평소에 충고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제인은 서슴없이 엘리자베스에게 언행을 조심히 하라는 뼈 있는 충고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러한 면을 볼 때 제인은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강한 인물임에 틀림없습니다.
로맨스 영화의 정석
본 영화의 결말이 두 개라고 합니다. 기본적인 결말은 영국판으로 키스신이 나오지 않고, 미국판에는 영화 끝부분에 엘리자베스와 미스터 다아시의 로맨틱한 키스 장면이 나옵니다. 결말을 보고 나니 제대로 된 로맨스 영화를 본 기분이 듭니다.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력은 물론이고 외모, 옷차림, 건물 등 모든 것들이 그 시대를 제대로 고증했습니다. 로맨스 영화라고 하면 단순히 남녀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영화는 그것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습니다. 남녀의 사랑이야기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우애, 친구들과의 우정, 더 나아가 그 시대의 성차별적인 문제까지 담고 있습니다. 물론 깊게 들어가지는 않아서 영화를 감상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두 주인공 간의 오해와 갈등을 복잡하게 풀어내지 않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감정선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풀어낸 것이 인상적입니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흔히 말하는 사랑싸움 같은 것은 하지 않습니다. 사랑이야기의 단골 소재인 옛날 애인을 만나서 질투를 한다던가, 집안의 반대가 심해 몰래 도망을 친다던가, 하는 것은 없습니다. 오롯이 두 사람이 서로에게만 집중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분위기 상 봄과 가을에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극 중에서는 계절이 뚜렷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색감이나 분위기, 옷차림 등을 보면 여름과 겨울보다는 봄과 가을에 잘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이제 곧 9월도 다가오니 영화 한 편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절한 괴물들 몬스터 주식회사 (0) | 2022.09.06 |
---|---|
유통기한 없는 영화 중경삼림 리뷰 (0) | 2022.09.04 |
어른을 위한 무서운 동화 코렐라인 리뷰 (0) | 2022.09.02 |
술래없는 숨바꼭질 나를 찾아줘 리뷰 (0) | 2022.09.01 |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라이프 오브 파이 리뷰 (0) | 2022.08.31 |
댓글